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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190

'앎의 바이러스'에 감염되다(공부의 달인 호모쿵푸스)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 든 생각은 지금은 영화감독이 된 유하의 ‘연애편지’라는 시였다. 연애 편지 유 하 공부는 중국식으로 발음하면 쿵푸입니다 단순한 지식을 배우는 게 아니라 이연걸이가 심신 합일의 경지에서 무공에 정진하듯, 몸과 마음을 함께 연마한다는 뜻이겠지요 공부 시간에, 그것도 국어 시간에 나는 자주 졸았습니다 이를테면, 교과서의 시가 정작 시를 멀리하게 만들던 시절이었죠 물론 졸지 않을 때도 있었어요 옆 학교 여학생이 보낸 편지를 읽던 날이었습니다 연인이란 말을 생각하면 들킨 새처럼 가슴이 떨려요...... 나는 그 편지의 행간 행간에 심신의 전부를 다 던져 그녀의 떨림에 감춰진 말들을 읽어내려 애썼지요 그나마 그 짧은 글 읽기도 선생에게 들켜 조각 조각 찢기고 말..

희망을 찾아(인디고 서원 방문후기)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책 '토토, 모리를 만나다'를 읽다가 난 충격을 받았다. 입시지옥인 우리나라에서 청소년들이 인문학 책을 읽고 토론을 하면서 현재 이세계에 존재하는 잘못된 일들에 대해서 토론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내게 그것은 충격이고 부끄러움이었다. 여기서 든 의문은 그런 훌륭한 아이들을 이끄는 '허아람선생님'에 대한 궁금증과 어떻게 그것을 만들어가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들었다. 난 이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기위해 독서토론이 진행되는 '인디고 서원'을 향해 휴가때 시간을 내서 부산행 ktx에 몸을 실었다. 10월 28일 오후 4시에 출발하는 ktx에 몸을 싣고 7시30분에 도착한 부산에서 '돼지국밥'을 먹었다.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인디고 서원'은 다음날 찾아가기로 하고 근처의 자..

삶은 여행 2009.03.09

흰 쌀밥 한그릇=설탕 한접시

설탕과 똑같은 흰밥, 흰빵, 파스타 영양학에 무지한 사람들도 이 한 가지는 안다. 흰색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는 것. 특히 하얀 설탕이 몸에 해롭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 그런데 이 위험한 설탕을 우리가 매끼니 한 그릇씩 먹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흰밥, 흰빵, 파스타이다. 이러한 정제가공된 탄수화물 식품은 가공 과정에서 섬유소, 피토케미컬(식물성화학물질), 비타민, 미네랄 등이 모두 파괴되어 영양학적으로 파산 상태나 다름없다. 실제로 정제 탄수화물을 주로 섭취해온 사람들은 통밀, 현미와 같은 고섬유소 식사를 해온 사람들에 비해 당뇨병 발병률이 2.5배나 높았다. 섬유소와 미네랄이 제거된 정제 탄수화물 식품은 우리 몸에 들어오는 순간 너무 빨리 흡수되어 급격한 혈당 변화를 일으킨다. 그러면 췌장은 그에 맞..

삶은 여행 2009.03.08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어느날 페르시아의 왕이 신하들에게 마음이 슬플때는 기쁘게 기쁠 때는 슬프게 만드는 물건을 가져올 것을 명령했다. 신하들은 밤새 모여 앉아 토론한 끝에 마침내 반지 하나를 왕에게 바쳤다. 왕은 반지에 새겨진 글귀를 읽고는 크게 웃음을 터트리며 만족해 했다. 반지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슬픔이 그대의 삶으로 밀려와 마음을 흔들고 소중한 것들을 쓸어가 버릴 때면 그대 가슴에 대고 다만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sbs '맨발의 의사들'을 보고...

쿠바의사들에 대한 의료봉사 행위를 여기저기서 듣기만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sbs에서 방영된 ‘맨발의 의사들을 보았다. 내용은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작은 사회주의 국가 쿠바에서 진행하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무상의료 봉사에 대한 내용이었다. 보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철학’이라는 명제였다. 스페인의 식민지배에서 다시 친미독재정권으로 그리고 피델카스트로와 체게바라에 의해서 50년대 혁명에 성공하지만 미국의 경제봉쇄로 인해 어려웠던 쿠바. 거기에 나라에 있던 6000여명의 의사들 중 3000여명의 혁명에 반하는 의사들은 미국으로 망명을 한 상황에서 그들은 어렵지만 국민을 위한 선택을 하였다. ‘모든 국민은 무상의료를 받을 권리가 있고 국가는 그것을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이광웅 '목숨을 걸고'

목숨을 걸고 이 땅에서 진짜 술꾼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술을 마셔야 한다. 이 땅에서 참된 연애를 하려거든 목숨을 걸고 연애를 해야 한다. 이 땅에서 좋은 선생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교단에 서야 한다. 뭐든지 진짜가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목숨을 걸고..... 이광웅의 '목숨을 걸고' 80년도 초 군산에서 교사 자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여러해동안 옥살이를 하다가 나와서 전교조활동에 전념하던 중 병을 얻어 세상을 뜬 시인이다. 자신이 쓴 시처럼 목숨을 걸고 옳다는 생각을 밀어부쳤던 시인 그의 시 앞에서 작아지는 내 모습을 본다. 그리고 읆어본다. 목숨을 걸고... 목숨을 걸고... 목숨을 걸고...

기도 - 타고르

기 도 R. 타고르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말게 하시고 위험에 처하여서도 겁을 내지 말게 해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고통을 멎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말게 하시고 고통을 극복할 용기를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인생의 싸움터에서 동조자를 찾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말게 하시고 인생과 싸워 이길 스스로의 힘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근심스런 공포에서 구원해 달라고 기도하지 말게 하시고 자유를 싸워 얻을 인내를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겁장이가 되고 싶지 않나이다.도와 주소서 일취월장하는 성공 속에서만 하느님이 자비하시다고 생각지 말게 하시고 거듭되는 실패 속에서도 하느님이 내 손을 힘껏 쥐고 계시다고 감사하게 하소서 나는 무신론자다 뭐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종교인들의 행태를 ..

개울 - 도종환

개 울 도종환 개울은 제가 그저 개울인 줄 안다 산골짝에서 이름없는 돌멩이나 매만지며 밤에는 별을 안아 흐르고 낮에는 구름을 풀어 색깔을 내며 이렇게 소리없이 낮은 곳을 지키다 가는 물줄기인 줄 안다 물론 그렇게 겸손해서 개울은 미덥다 개울은 제가 바다의 핏줄임을 모른다 바다의 시작이요 맥박임을 모른다 아무도 눈여겨보아주지 않는 소읍의 변두리를 흐린 낯빛으로 지나가거나 어떤 때는 살아 있음의 의미조차 잊은 채 떠밀려 서쪽으로 서쪽으로 가고 있는 줄로 안다 쏘가리나 피라미를 키우는 산골짝 물인지 안다 그러나 가슴속 그 물빛으로 마침내 수천 수만 바닷고기를 자라게 하고 어선만한 고래도 살게 하는 것이다 언젠가 개울은 알게 될 것이다 제가 곧 바다의 출발이며 완성이었음을 멈추지 않고 흐른다면 그토록 꿈꾸던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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