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x250 너의 싸움1 [도종환] 너의 싸움 너의 싸움 옛날엔 밖에 나와 싸우는 게 진짜 싸움인 줄 알았지 지금 너를 보니 안에서 싸우는 싸움이 진짜 싸움이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속 편하게 치고 빠지는 싸움은 겉멋에 지나지 않는 싸움인지 몰라 매일 얼굴을 대하고 속이 푹푹 썩어가며 그렇게 싸운 사람만이 진정으로 이길 수 있어 화살통을 메고 먼발치서 화살만을 날리는게 아니라 제 몸이 화살이 되어 날아가 박혀 온몸으로 끌어안고 뒹구는 사람들 좀 보아 우리는 어쩜 관전평이나 하고 입으로만 싸우면서 그 크나큰 모순들을 이길 것으로 믿어왔는지 몰라 싸움은 그래 너처럼 하는 거야 삶의 한복판에서 삶의 온갖 모순 질곡 그런 것들의 한가운데서 때로 얻어터지고 깨어지면서 그렇게 시원하게 그렇게 결판이 날 때까지 도종환 시집 '부드러운 직선' 중에서 2015. 10. 28.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