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여행

희망을 찾아(인디고 서원 방문후기)

양우 2009. 3. 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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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책 '토토, 모리를 만나다'를 읽다가 난 충격을 받았다. 입시지옥인 우리나라에서 청소년들이 인문학 책을 읽고 토론을 하면서 현재 이세계에 존재하는 잘못된 일들에 대해서 토론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내게 그것은 충격이고 부끄러움이었다. 여기서 든 의문은 그런 훌륭한 아이들을 이끄는 '허아람선생님'에 대한 궁금증과 어떻게 그것을 만들어가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들었다. 난 이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기위해 독서토론이 진행되는 '인디고 서원'을 향해 휴가때 시간을 내서 부산행 ktx에 몸을 실었다.

10월 28일 오후 4시에 출발하는 ktx에 몸을 싣고 7시30분에 도착한 부산에서 '돼지국밥'을 먹었다.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인디고 서원'은 다음날 찾아가기로 하고 근처의 자갈치 시장으로 향했다

희망을 보기 위해 찾아온 곳 '부산' 아직 그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받은 선물을 풀어보지 않은 기대감이 나를 즐겁게 했다. 그리고 1년만에 하는 혼자만의 여행 또한도 그 즐거움을 더했다. 그래서인지

소주를 시켜놓고 다 못 먹었는데도 좋았다.(위의 음식은 산 꼼장어 막 움직였다.)

근처에 있는 '송도 해수욕장'으로 이동해  한적하게 바닷가를 걷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어디선가에서 '창'을 하는 연인네의 소리가 들렸다. 밤바다에서 창을 들으니 참 이상한 느낌이었다.

시간이 돼서 바로 숙소로 이동해 잠을 청했다.


 해수욕장 바로 앞에 있는 '찜질방' 피서철에는 정말 사람들이 붐빌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찜질방
창으로 찍은 송도해수욕장이다.

드디어 내 여행의 목적지인 '인디고 서원'에 도착했다. 홈페이지에서 보고가서인지 처음 보는 건물인데도 불구하고 낯설지 않았다.


총 4층짜리 건물의 1층은 아이들의 책들이 놓여 있었고 2층은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책들이 놓여있었다. 3층과 4층은 회의실과 편집실이라고 했다. 담당하는 실장님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더니

자신은 아직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됐고 잠시후면 일 하신지 오래된 실장님이 오신다고 해서 한 바퀴 둘러봤는데 꽃혀있는 책 전부를 읽고 싶을 정도로 좋은 인문학 서적들이 많았다. 이 모든 것을 다 허아람 선생님이 선별한 책들이라고 한다.

둘러보고 있는데 가장 오래 일하셨다는 '천소희'실장님이 오셔서 내가 궁금했던 내용들을 물어보았다. 다행히 오전이고 '인천'에서 왔다고 하니 친절히 많은 얘기를 해 주셨다.

 

Q: 운영은 어떻게 되나요?

A: 서원이라고 하지만 인문학 서적만 팔아서 많은 어려움이 있어요. 그래서 후원을 받기는 하지만

관의 후원은 절대 안 받고 있습니다. 

 

Q: 서원이 많이 유명해졌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것인지 알 수 있을까요?

A: 이 근처는 학원가입니다. 아람샘이 이 근처에서 아이들 논술수업을 가르쳤는데 논술수업이 아이들에게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를 키워주는 수업이 안되고 입시위주의 경쟁수업이 되는 것이 안타까워서 자신이 읽은 좋은 인문학서적들을 가지고 아이들과 독서토론을 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좋은 책들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았고 거기에서 인문학서원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필요에 의해서 아이들과 잡지(인디고잉)도 만들게 됐고 또 필요에 의해서 '수요독서회'와 같은 성인 독서토론회도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인디고서원'은 처음부터 어떤 큰 계획을 세우고 만든 것이 아니고 필요에 의해서 하나하나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게 바로 '인디고서원'의 정신입니다.

 이제는 서원이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곳에서 서울로 올라오라는 제안도 받지만 지역에서 대안적 문화공간으로 남을 겁니다. 그게 '인디고 서원'의 정신과 맞고요

 

Q: 본인은 어떻게 인디고 서원과 연을 맺게 됐나요?

A: 3년전에 우연히 인디고 서원을 알게 됐고 관심이 많아서 독서토론도 같이 했는데 때마침 이 곳에서 사람을 구한다고 해서 인연을 맺게 됐어요

 

Q: 정말 궁금했는데요. 아이들이 어떻게 어른도 못하는 일을 할 수 있는거죠?

A: 일단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과 토론하는 책들이 너무 어렵다고 말하지만 실질적으로 같이 독서토론을 해보면 어른보다도 더 잘 이해해요. 그리고 독서토론을 진행하기 전에 그것을 이끄는 선생님이 아이들보다도 더 많은 정보와 고민 계획을 가지고 들어간다. 아람샘이 논술수업을 한 것이 19년이니까 그 긴 세월에서 오는 것이기도 한 것 같아요. 정말 헌신적으로 준비하시거든요

Q: 바쁜데도 긴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책 한 권 추천해주세요
A: 가장 최근에 인디고 서원에서 낸 '꿈을 살다'라는 책 추천할게요. 올해 우리가 진행했던 '북페어'
준비과정이 담긴 책인데 읽으면 좋을 거에요

운이 좋아서 홍차도 얻어먹었다. 공정무역으로 산 홍차라고 했는데 여태 먹어봤던 홍차에는 없는 향이 있어서 좋았다. 더 시간을 뺏을 수 없어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그 곳을 나와 옆에 있는 광안대교 쪽으로 나와 해변을 걸으면서 생각에 잠겼다. 

많은 얘기를 나눴지만 결론은

 

'원칙을 잃지 않고 꾸준히 그것을 향해 쉼없이 그리고 열정적으로 달려
가면 그것을 이룰 수 있다'

라는 쉽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명제가 그곳에 숨어있었다. 

 답을 얻기보다는 숙제를 얻은 여행!! 결론은 이것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숙제를 얻었지만 무척이나 즐거운 이유는 뭘까? 여행내내 행복했다. 이제 남은 것은 실천에 대한 숙제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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