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비타민

[안도현] 우리 동네 오리온 공장

양우 2015. 10. 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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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오리온 공장

 

 안 도 현

 

우리 동네 오리온 공장은

내 추억 속 별 총총 어머니 졸라 사먹던

동양제과 비스켓 만드는 곳

 

흰 빵모자 쓴 어린 노동자들

파업중이다 요즘은

며칠째 과자 굽는 냄새 나지 않고

노조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사장에 맞서

싸운다 어깨에 어깨를 걸고

울며 부르는 노래가

빗줄기되어 동네를 적신다

 

노조를 만들었다고

나도 학교에서 쫒겨난 선생

 

가르치고 싶다 오늘은

우리집 아이에게 오리온 과자 한봉지

사주고 싶다 저 언니들이

붉은 머리띠를 묶는

저 손들이 바로

 

맛있는 과자며 빵을 만드는 손이라는 것을

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가장 깨끗한 손이라는 것을

 

 

 

우리 사회는 왜 이렇게 파업, 집회를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언론과 정권의 탄압이 그 원인이 있겠지만 그래도 서로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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