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비타민

'앎의 바이러스'에 감염되다(공부의 달인 호모쿵푸스)

양우 2009. 3. 3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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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 든 생각은 지금은 영화감독이 된 유하의 ‘연애편지’라는 시였다.


 연애 편지

                                                         유 하

공부는 중국식으로 발음하면

쿵푸입니다

단순한 지식을 배우는 게 아니라

이연걸이가 심신 합일의 경지에서 무공에 정진하듯,

몸과 마음을 함께 연마한다는 뜻이겠지요

공부 시간에, 그것도 국어 시간에

나는 자주 졸았습니다

이를테면, 교과서의 시가

정작 시를 멀리하게 만들던 시절이었죠

물론 졸지 않을 때도 있었어요

옆 학교 여학생이 보낸 편지를 읽던 날이었습니다

연인이란 말을 생각하면

들킨 새처럼 가슴이 떨려요......

나는 그 편지의 행간 행간에 심신의 전부를 다 던져

그녀의 떨림에 감춰진 말들을 읽어내려 애썼지요

그나마 그 짧은 글 읽기도 선생에게 들켜

조각 조각 찢기고 말았지만

그 후로도 눈으로 쫓아가는 독서는

공부 시간의 쏟아지던 졸음처럼 많았지만,

내 지금 학교로부터 멀리 떠나온 눈으로

학교 담장 안의 삶들을 아련히 바라보니

선생의 시선 밖에서, 온 몸과 마음을 다 던져

풋사랑의 편지를 읽던 그 순간이

내 인생의 유일한 쿵푸였어요


 무공을 정진하듯 몸과 마음을 함께 연마 한다는 뜻일 거라는 그의 시구와 연애편지를 읽던 순간이 자신의 인생의 유일한 ‘쿵푸’였다는 유하의 시를 미리 알고 있어서였는지 이 책의 내용이 ‘온 몸으로 공부하라’일 거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이 책은 공부에 대한 재미있는 해석을 내 놓았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부에는 우리 사회에 잘못 퍼져 있는 공부에 대한 편견들 즉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다가갈 수 없게 만드는 편견에 대해 말하며 그것을 깨트려 진정한 공부를 시작할 수 있게 만들고 2부에서는 고전을 통해 공부하는 방법을 설파한다.

 그리고 3부에는 살아가는 것 자체가 공부가 되는 경지에 이르는 공부의 왕도를 알려준다.


 물론 이 책을 쓴 저자는 쉽게 쓰기 위해서 노력했으나 최고의 경지에 오르는 일은 쉽지 않고 지난한 수행을 쌓아야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가장 큰 백미는 무엇보다도 앎의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는 것이다. ‘동서고금의 가장 훌륭한 스승의 교육법은 계몽이 아닌 촉발, 훈계가 아닌 감염이다’라는 책의 내용처럼 책을 읽고 나면 미친 듯 책을 읽고 싶거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초야에 묻힌 새로운 스승을 찾아 가방 하나 훌렁 둘러매고 떠나고 싶어지는 것이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몸과 마음을 다해 무공을 정진하듯 공부를 해 자신을 돈을 벌기위해서만 쓰는 것이 아닌 ‘남 주자’라는 말처럼 배움을 감염시켜버리는 삶을 살자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중심 내용인 것이다. 앎의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싶은자 이 책을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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